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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선씨 이야기
이름: 김달국


등록일: 2020-11-12 13:39
조회수: 116 / 추천수: 24


단풍(1112).jpg (131.3 KB)

가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긴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나무에 붙어 있는 잎들이 많은 걸 보니
가을이 끝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인기 개그우먼 故박지선씨의 사망 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하였습니다.
먼저 고인이 된 박지선씨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니와 함께 그런 선택을 하였다니 피부 외에 우리가 모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녀를 생각하다가 같은 이름의 한 여성이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20년 전 24살의 나이에 음주 운전한 차량이 뺑소니 도주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그녀의 차를 받아 차에 불이 붙으면서
전신 55퍼센트의 3도 화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이지선씨입니다.
이 사고로 그녀는 15번의 대수술을 포함한  
40번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수술을 받고 나서도 워낙 큰 화상이라서
그녀는 옛날의 예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누가 보아도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외모가 달랐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끔찍한 일을 당하였지만
그녀는 집안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집을 나서면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고
심지어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거기에도 굴하지 않고 대중목욕탕에도 갔다고 합니다.
자신의 불행에 굴복하지 않고 세상에 자신을 던진 것이지요.
그녀는 화상을 자신의 약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특징으로 생각하며 극복하였습니다.
약점은 숨길수록 커지고 드러내면 작아집니다.  

그녀는 사고 후 사고 전과 완전히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내기도 하였고
UCLA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여 현재 한동대 교수로 있습니다.
불행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 하는 강의니까 다른 사람보다
메시지가 확실하게 전달되었겠지요.

그녀는 어느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아프고 힘들긴 했지만 매일 슬픈 건 아니었어요.
저에겐 좋은 일, 감사한 일, 그리고 꿈이 있었어요.”
사고 당시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될 일인가’ 하는 질문이 생겨나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보통 사람들은 감히 생각하기 힘든 말까지 했습니다.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전에는 몰랐던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든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믿습니다.
故박지선씨도 그런 선택을 하기 까지 수많은 갈등과 고민을 했겠지요.
두 지선씨의 삶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故박지선씨가 이지선씨와 같은 삶을 선택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자신의 외모를 소재로 한 웃음 뒤에 오는
쌓이는 허전함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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