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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테스형
이름: 김달국


등록일: 2020-10-08 17:42
조회수: 71 / 추천수: 11


젖은_낙엽.jpg (145.1 KB)


배가 천천히 움직이다가 항구를 빠져나오면서 빠른 속도로 달리듯이
가을로 가는 10월이 너무 빠르게 달립니다.
들판의 벼는 황금색이 되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책을 읽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을 발견하여 밑줄을 그었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얼마나 잘 맞는가 보다
다른 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이다.”
모두에게 맞는 말입니다.
우리 부부는 맞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같은 것이 주소와 결혼기념일 밖에 없다’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지나고 보니 서로 같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나에게 없는 것은 아내에게 있고, 아내에게 없는 것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맞지 않아 삐걱거릴 때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점이 조화를 이루어
일이 순조롭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맞추기 전까지는 자신이 전적으로 옳은 것 같지만
일단 죽어주고 맞추고 나면 부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죽기 전까지 저승을 모르듯이 죽어주기 전까지는 부활을 믿지 못하지요.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요즘 사람들은 마음 줄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추석이 지난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나훈아에게 환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신곡 <테스형>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렵다.~”
저도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언젠가는 내일이 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도 오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그저 와준 것 같지만 그저 온 것은 아니고
내일이 죽어도 오고 마는 것 같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테스형인들 어찌 세상을 다 알겠습니까?
2,500년 전에도 세상은 힘들었고
자신도 세상과의 불화로 독배를 마셨습니다.
또 그가 어찌 사랑을 다 알겠습니까?
부인과의 불화는 얼마나 크고 많았습니까?
그래서 말리는 제자의 권유를 뿌리치고 독배를 마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위대한 철학자인 테스형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었겠지요.
가을은 사색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누구나 로맨티스트가 되고 철학자가 되는 계절이 가을입니다.
삶에 답이 필요하면 테스형을 찾지 말고 자신에게 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스형이 살아온다고 해도 우리에게 맞는 정답을 말해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너 자신을 알라”  
오직 그것뿐일 것입니다.      
  
깊어가는 이 아름다운 가을을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답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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