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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빼앗긴 봄
이름: 김달국


등록일: 2020-03-06 05:55
조회수: 45 / 추천수: 8


봄은 왔는데 봄같지 않습니다.
꽃은 피었는데 꽃같지 않습니다.
봄이 우리 곁에 왔지만 아직 거리는 한겨울 풍경입니다.
마스크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듭니다.
마스크를 끼는 것도 우울한데 구하러 다니는 것은 비참합니다.  
코로나가 대화와 웃음을 빼앗아 적막의 도시로 만듭니다.
이제는 뉴스에 놀라지도 않습니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에도 무감각해집니다.
그만큼 마음이 무디어졌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일수록 건강을 잘 지켜야 합니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제철에 난 음식을 먹어야 됩니다.
요즘에는 봄나물도 많이 나옵니다.
그저께는 죽도시장에서 청어를 사왔습니다.
청어 9마리에 5천원입니다.  
집에서 구웠는데 너무 싱싱합니다.
청어알을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청어는 살이 물러서 구울 때 조심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다 망가집니다.
생선을 구으면서 노자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큰 나라 다스리기를 작은 생선 굽듯이 한다.(治大國若烹小鮮)"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알고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커피 한 잔 값 밖에 안 되는 돈으로 이렇게 온 식구가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요즘 자가격리나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니
대부분 사람들이 자가격리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본의는 아니지만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축복의 기회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일찍 집에 들어오고 가족들과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나요?

수도원과 교도소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아시지요?
공통점은 둘 다 자유가 없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수도원은 자발적으로 온 것이고
교도소는 타의에 의해 들어온 것입니다.  
그 차이가 천국과 지옥을 만듭니다.
자발적으로 3년간 방안에 들어가 눕지도 못하고
용맹정진하는 스님들도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억지로 그렇게 했다면 다 미쳐버릴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도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이 될 수도
천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희망을 가정에서, 나의 오티움(otium)에서 찾아봅시다.
오티움은 자기만의 세계입니다.
자신의 취미일수도 있고 자기만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그 일을 하면 즐겁고 자기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움츠리기만 하지 말고 밖에 나가서 봄을 보고
꽃도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코로나에 빼앗긴 봄을 찾아옵시다.
봄날도 잠깐이지만 힘든 이 시간도 길게 보면 잠깐입니다.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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