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한 꾀로 사람을 속이거나 당장 눈앞의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음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할 때 사용되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송나라에 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길렀다.
먹이가 부족하여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냈다.
그러자 저공은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좋아했다.
원숭이가 화를 낸 것이 어리석은 일일까?
저녁보다 아침에 4개를 받으려는 원숭이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원숭이의 선택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유혹을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더 큰 만족과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마시멜로의 법칙’과는 다르다.
저녁이면 원숭이가 다른 곳으로 팔려갈 수도 있고,
저공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
지금 확실한 것부터 잡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다.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는 제안에 화를 낸 원숭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원숭이가 바라는 대로 주기로 한 저공이 간사한 사람일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원숭이의 제안을 들어줌으로써 자신은 손해를 보지 않고
원숭이를 달랜 유연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고객(?)의 needs에 유연하게 대응한
저공은 간사한 사람이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고
판단의 기준을 자신에게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둔 유연한 사람이다.
조삼모사는 자신이 목적을 가지고 하면 간사하게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대에게 또 다른 조건을 제시하는 적극성과
선택지를 다양하게 하여 최종적인 것은 상대가 선택하게 하는 유연함을
발휘하는 것이다.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 상대를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손해가 아니거나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면
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
관계를 좋게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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