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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의 마지막 날
이름: 김달국


등록일: 2023-10-31 07:47
조회수: 360 / 추천수: 68



어느 듯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논은 텅 빈 들판이 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가로수도 노랗고 붉게 물들었다.
가을이 물드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10월이 끝날 것을 알았지만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왔을 뿐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생각난다.
매달 마지막 날은 있지만 유독 10월의 마지막 날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이용의 이 노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10월이 단풍이 드는 계절이라면 11월은 지는 계절이다.
그리고 11월은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달이기 때문에 더 쓸쓸하게 느껴진다.

봄부터 아름답게 핀 꽃들은 거의 다 시들었는데
국화는 지금 한껏 제철을 맞았다.
노랗고 하얗게 핀 국화가 있어 가을정원은 외롭지 않다.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물러가는 꽃들에게 지금의 겉모습만 탓할게 아니다.
비와 더위 속에서 자신의 생을 마무리하는 꽃들에게 경건함을 느낀다.

늦여름에 심은 배추는 처음에 벌레의 공격을 받고 힘들어하더니
가을 햇살을 받고 많이 자랐다.
딱딱한 땅에 뿌리를 제대로 박지고 못한 채 잘 자라준 무가 대견하다.
실낱같은 모종을 심긴 심었지만 아직 그대로인 대파와 양파는 겨울을
견디며 생명력을 키울 것이다.

그냥 보내기 아쉬운 10월의 마지막 날,
아직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는 단풍과
깊은 햇살 아래 양팔을 벌려 큰 호흡을 하며
푸른 하늘을 보자.  
오늘 밤에는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지금 자신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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