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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눈길/손창기/경북일보 아침시단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1-01-08 22:24
조회수: 299 / 추천수: 26




눈길/손창기

눈 덮인 들판을 가로지르며 길이 묻혀 있다.
두더지 자국처럼 꾸불꾸불 한참 가고 있다.
동구 밖의 등 굽은 홰나무 밑을 지나면서
까치집 한번 올려다보고
더 춥다
저무는 길 끝 쇠죽여물 끓는 냄새가 난다.


<감상>
눈이 오면 들길은 불룩하게 부풀어 오른다.
두더지가 지나간 자국처럼 논두렁은 더 부풀어 오른다.
회화나무 가지에 놓인 까치집은 얼마나 추울까.
그런데 까치집 안은 몸 비비는 소리와 온기가 담겨 있다.
해가 저물어도 눈 덮인 들길은 집으로 향해 있다. 세상의 길은 집으로 걸어간다.

쇠죽여물 끓는 냄새가 내 발을 잡아당긴다.
희한하게 차가운 눈은 집을 포근히 감싸고  모든 열기를 불어넣는다.
군불 지펴진 구들목이 우리에게 눈처럼 순수한 추억들을 덥혀준다.
우리는 추억에 생기를 불어넣는 눈에다 첫줄을 새기고 싶은 거다.<시인 손창기>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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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협 편집국장인 손창기 시인과 인연은 17년 전입니다.
당시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포항문협 부설 '문예아카데미'에 등록 했습니다.
손 시인은 문예아카데미 사무국장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업 때마다 회원들을
살갑게 맞아주고 자잘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늘 웃는 모습이 푸근했던 고등학교 국어교사이기도 했구요.

그후 포항문학 신인상으로 문협 회원이 되었고 가끔씩 손 시인을 보았습니다.
사람 좋아보이는 모습은 여전해서 친금감 가는 분이었죠.

오늘 오후 운동길, 문협 단톡에 소개된 '눈길'이라는 시에 한참 머물렀습니다.
마침 해가 뉘엿뉘엿 질 때였고, 겨울이면 쇠죽간에서 쇠죽을 끓이던 내고향 말뫼...
겨울 박모의 파르스름한 그 정서가 아련했습니다.
참 따스한 시 한 편에 맹추위와 코로나 한파를 위로 받습니다.  



머나먼 고향/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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