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골마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home




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제목: 감사 촛불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0-12-24 16:20
조회수: 288 / 추천수: 29




어제 도교육청에서 갑잡스러운 공문이 왔다.
12월 28일부터 전격 원격수업하라는 지시였다.
졸지에 부장 협의회 하고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아무리 급박한 코로나 상황이라지만 충분한 설명없이 상명하달식 공문에
옛날 학교 풍토가 떠올랐다.
위에서 지시만 하면 다 통하던 암울한 교육계 시절이 있었다.
교사 협의회와 전교조 태동의 불씨가 되었었다.
행동파인 나는 초기 전교조 활동을 적극 지지 해서 마찰을 많이 빚었던...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선택에 긍지를 느낀다.
결국 전교조 출범으로 교직 권위주의적인 학교 현장이 많이 달라졌으므로...
하지만  전교조 지지를 그만둔 지 7년이 넘엇다.
제행무상이라....

1, 2학년 전학생 등교한지 두어 달 되었나...
12월 31일 (담주 목욜) 겨울방학을 며칠 앞두고 전격 원격수업이라 많이 혼란스럽다.
교사도 아이들도...
공문엔 담주 월욜부터 원격으로 하라 했지만 우리 학굔 가정에서 원격 수업 중인
다른 그룹 얘들과 인사는 해야한다며 월욜 대면 수업한다.

걔들 행복수업 '감사 촛불' 자료는 어떡하지? 걱정이었다.
"수석 선생님, 미비하나마 저희들이 수업 해볼게요. 팁 주세요"
1학년 부장의 말에 주요 활동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내가 하는만큼은 못하겠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를 가장 따르는 아이들인 2학년 4반 2교시 수업...
교실에 들어서면 늘 그렇듯 환호로 맞이 해준다.
"선생님,죽을 때까지 우리들과 함께 있어요. 아니면 조각상이 되어주세요."
유난히 날 따르는 예지가 말한다.
푸후훗... '조각상'이라니.... 아이의 기발한 어휘에 깜짝 놀랐다.
수업이 신날 수 밖에...
아이들도 눈을 얼마나 반짝이며 몰입하던지!
이런 천사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2020년 마지막 수업이라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아이들도 이제 못 만난다면서 많이들 아쉬워한다.
내년에 수석교사실에 갈 수 있는지 묻는다.
되고말고 나의 천사들! 그 순진무구함 계속 가지길...

코로나로 가정학습 신청한 아이들이 몇 명 되어 11명과 함께 감사촛불을 만들엇다.
수업 끝나기 전 소등하고 감사촛불 높이 들어 담임 샘께 감사 인사 하자고 했다.
캄캄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두 팔 높이 들고 외친다.
"선생님, 즐겁게 수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프라이즈에 흐뭇해 하는 담임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클래식에 가사를 붙인 아름다운 크로스오버 5곡
-추천하기     -목록보기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 이전글: 2020 가족 송년 파뤼
▽ 다음글: 샤롯 브론테 열쇠고리와 크리스마스 카드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DQ'Style 




Copyright 2008 Dolgo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