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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의자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0-12-21 09:56
조회수: 255 / 추천수: 27




김총각에게 얻은 소나무 의자... 벤치와 썩 잘 어울린다.



모처럼 주말을 포항에서 보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금욜 이른 아침 원주로 향했을 것을...

목욜, 4학년 한 학생의 밀접 접촉자 통보로 오후 5시까지 비상대기였습니다.
5시에 결과 나오면 거기에 따라야하기 때문이죠.
학교에선 하교하는 얘들에게 KF 마스크 전부 지금하니 학부형들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확진자 났느냐며 또는 확진자 나왔다는 말까지, 어느 반 누구냐며...
연일 확진자 증가로 가정학습 하는 아이들이 많은 상황이라 다들 예민했던 거죠.
그리고 코로나 확진되면 문책할 것이라는 도교육청 공문도 빗발쳤구요.
어지간하면 계획대로 하는 행동파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행이라는 게 가당치 않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펜션 예약 취소하고 2월로 미뤘습니다.
고통분담이랄까... ㅎㅎ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펜션 쥔장에겐 미안했지만..
예약 연기도 취소와 같다며 위약금 50% 물어야한다는 것을 학교 사정을 얘기했더니
받아주더군요.

다행히 검사결과 음성이라는 연락이 나와서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리며 퇴근했습니다.
양성이었다면 전수조사를 한다, 원격수업을 한다 법석을 떨었겠지요.
인근 학교 두 곳이나 확진 학생이 나와 일요일에 죄다 나가 전수조사 받더라구요.
코로나가 점점 목을 죄어오는 듯합니다.

여행이 취소되니 시간이 참 많아 둘만의 여유를 즐기자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푹 쉬기로 했습니다.
오전엔 글 수정하고 책보며 초겨울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그는 숯불구이용 싱싱한 생선을 사러 죽도시장에 갔구요.
물 좋은 고등어와 청어, 왕소금 설설 뿌린 숯불구이 풍미를 원없이 즐겼습니다.
맥주 몇으로 급노곤하며 누운 것도 잠깐... 천성이 뒹굴거리는 것은 안되는가봐요.
기껏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집뒤 둘레길 대나무 넘어진 것을 베러 올라가서 1시간동안 열정으로 일했습니다.

일요일 낮엔 뒤란 배추 뽑아 찌짐 구워 지평 막걸리 달게 마셨어요.
전날 미처 끝내지 못한 대나무 베었습니다. 그와 함께..
마침 옆집 김총각도 엔진톱으로 태풍에 쓰러진 소나무(굵기로 보아 60년은 넘은 듯한)
베러 왔더군요.
대숲은 삽시간에 기계음으로 흔들렸어요.
길 중간에 올라온 자잘한 것들과 굵기가 꽤 큰 대나무, 소나무 재선충병 작업으로
마구 베어져 쓰러진 엉긴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너무 큰 것들은 베어 중간에 다시 톱질해야 옮길 수 있으니 일이 더딥니다.
대나무는 베는 것보다 뒷처리가 더 힘들더라는....
아름다운 이 오솔길로 운동 다녀야겠다는 마음에 힘든 줄 모르고 몰입했어요.

그와 나는 일하는 모양새가 완전 다릅니다.
저는 깔끔하게 한다면 그는 정리했다고 하는 게 안한 것 같아
결국 제가 뒷손을 대야 합니다.ㅎㅎㅎ
첨엔 불평하다가 기질 탓인 것을 어쩌랴  싶어 군말 않고 제 스타일로 다시 정리합니다.

오늘 아침, 집뒤 오솔길로 운동 다녀왔습니다.
볼수록 어떻게 이런 길이 집뒤에 있을까, 복이 많다 싶습니다.ㅎ
새로 발견한 소나무재선충병 작업으로 낸 길 말고도 집뒤엔 불미골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습니다. 간간이 트럭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던...
아마 오래 전에 산판일을 하면서 낸 듯한 임간도로인듯 싶어요.
그 두 길을 연결하여 운동길로 다닐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무상으로 누리는 자연의 은혜에 두 손 모읍니다.



김세환 - 옛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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