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폴드방스 출발 아를 가는 길/프로방스로 내려 갈수록 파아란 하늘과 새하연
구름 갈피에 탄성을... 끝없는 온갖 문양의 구름 퍼레이드는 이국의 우리들을 포근히 반긴다.
창 밖 풍경에 탄성을 지르랴, 시속 130km로 달리다 깜박이도 없이 끼어드는
차량에 가슴 쓸어내리랴, 바짝 뒤따라 위협하는 차량을 피해 차선 바꾸랴...정신 없었다.
그래도 딸들과의 수다는 최고의 간식~
세잔이 즐겨 화폭에 담았던 '생빅투아르 산'.. 세잔 아뜰리에 기념품 가게 엽서에
이 산 풍경이 많았다. 범상치 않은 위용잇는 산세에 몹시 궁금했는데 알게되어 반가웠다.
여행 후 얻는 정보에 알아가는 기쁨은 여행의 덤~.
꽉 채운 1박 2일 우리들의 애마 '포드'/난폭 운전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들렀던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한 컷..
수백년은 된듯한 아를 숙소/주택이 아닌 다른 용도의 건물을 개조한 듯한...
쥔장의 프로방스 정서가 느껴지는 듯한 깔끔한 공간에 기분이 좋았다.
여장을 풀고 나선 골목 탐방/무슨 성당인지 모르겠으나 꽤 유서 깊어보였다.
숙소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안쪽에 있었다. 숙소 근처 성당에서 내려다 본 아를시 풍경
해거름 콜롯세움
한적한 숙소 옆골목
파랑색 문이 예뻤던 집
기원전에 세워졌다는 고대극장. 높이 솟은 둥근 기둥은 그대로 보존된 것이라고...
복원작업 중이었다.
'반고흐 문화 센터'라는 표지판이 붙은 옛 생레미 요양원/7시가 훨씬 지나 입장할 수 없었다.
재즈 선율에 이끌려 들어갔던 프랑스 가정식 집/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손님들이 붐빈 것은
노인들로 구성된 재즈 악단의 연주 실력 덕분이지 않았을까. 우리들이 이끌린 것처럼...
노인 악단 덕분이지 않앗
아를 론강 계곡 특산 포도주/풍미가 깊었다. 큰딸은 밀란의 이모를 위해서 한 병 샀다.
손윗 사람을 챙기는 것은 에미인 나를 닮은 듯...ㅎㅎ
난생 처음 먹어보는 프랑스 정통 가정식/큰딸이 쏘았다.
뒤로 연주에 열중인 재즈악단이 보인다... 멋져!
고흐의 '밤의 카페' 바로 그 집/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집엔 한산하고 이 카페가 보이는
고흐 광장의 카페엔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광장의 고흐 동상 뒷모습이 보이는 카페에서
고흐 '밤의 카페'가 보인다.
'고흐 밤의 카페' 화각
밤의 카페를 등지고
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무대인 밤의 론강, 지금 론강은
별빛 대신 전등불빛을 품고 있다.
고흐는 론강을 사랑하여 자주 산책했다고 한다.
1888년 2월 파리의 암울한 생활을 접고 프로방스 강렬한 태양을 찾아 아를에 정착한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말했다. "밤하늘에 가득히 빛나는 별들과 그 별빛을
아련히 품고 있는 론강의 정취가 마치 아름다운 꿈과 같은 순간이었다"고...
고흐 밤의 카페 골목을 빠져나와 숙소로 가던 중 순전히 '촉'으로 발견한 론강...
고흐도 이 어디메쯤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를 그렸을까...
별을 유난히 사랑했던 고흐를 생각하니 그의 불운한 삶에 가슴 먹먹했다.
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생폴드방스에서 아를 가는 길은 새파란 하늘에 새하연 구름 퍼레이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보닛위로 마구 안기는 프로방스의 구름 행진에 들떠서 연신 탄성을 질렀다.
구름장화를 신고 천상을 걷는 듯... 황홀했다.
숙소를 찾아 아를 시를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이미 생폴드방스에서 많은 에너지를
쓴 탓에 몹시 노곤했지만 침착하게 딸들과 되짚어 찾았다.
결국 숙소는 우리가 헤매던 반대편에 있었다.
아를 역시 옛날 마차가 다녔음직한 좁은 골목 그대로다.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장 안쪽 성벽 한적한 곳에 세워 놓고 숙소를 찾았으나
이번엔 열쇠를 찾아 문을 열기까지 또 한참을 헤매었다.
출입문에 방범창이 있어 여는 것이 애매했는데 연장자다운 나의 지혜로 문을 열 수 있었다.
쥔장과 통화로 주차 티켓을 끊어야한다고 해서 다시 주차장으로..
낯선 환경의 주차증 끊느라 애를 먹고 있는데 동네 주민인 듯한 연세 지긋한 아저씨
한 분이 지나가시길래 방법을 물었다.
다행히 그는 영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프랑스인들은 그들의 자존심인지 영어 구사를
무시하던데 말이다.
저녁 시간이라 주차증은 끊을 필요없다 해서 우리들 주차한 곳을 가르치며
괜찮으냐고 물으니 매우 위험한 곳이라고 당장 옮기라고 한다.
주차장이 꽉 차서 몇 번 옮긴 끝에 그리로 갔던 것인데 어쩌나..
그런데 기적처럼 차가 한 대 빠지는 것이 아닌가. 그분은 차가 빠진 그곳을 지킬테니
차를 빼오란다. 워낙 좁은 곳에 성벽에 바짝 붙여 주차햇던 터라 빼는네 진땀을 흘렸다.
그때까지 그는 꼼짝않고 기다려주며 주차하는 것까지 도와주곤 쿨하게 사라졌다.
그분 아니었으면 주차할 곳을 찾아 얼마나 더 헤매어야했을까.
멋장이 동네 아저씨,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시청사를 지나 고흐의 작품 무대 포름 광장에 있는 '밤의 카페'를 찾아나섯다.
물어물어 생레미 요양원을 찾던 중 마침 재즈 선율이 우리를 끌었다.
연세 지긋한 노인 세 분의 재즈 연주 실력이 격조있었다.
나이 들어도 기죽지 않고 활동하는 그들의 당당함이 멋있었다.
저녁 식사 후 어스름 골목 몇 바퀴 도니 갑자기 환한 광장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반고흐 카페'가 있는 포름 광장에는 고흐 동상이 있었고 사람들로 빼곡했다.
세계 각지에서 고흐 흔적을 찾아 온 사람들이라라. 나처럼 그들도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 받았던 '영혼의 편지'를 읽고 온 사람들일까.. 반가웟다.
새벽 부터 늦은 밤까지 빡빡한 일정이었다.
니스, 생폴드방스, 아를까지 머나먼 여정과 늦은 밤까지 걸었던 아를의 거리들.
어떻게 그 먼 여정을 소화해냈던가 싶다.
더군다나 공포의 A8 도로를 스틱 차로, 그것도 얇은 샌들 신고 정차 구간에서는
연신 변속하느라 발목이 아플 지경이었으니... 새삼 내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 싶다.
'인생은 여행이다. 그 로고의 힘이 크지 않았을까..
자정이 훨씬 지나 고단한 육신을 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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