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에 담궜던 된장... 장 가르기 시기를 놓쳤더니 곰팡이가 폈다.
물은 하나도 없이 다 쫄고 곰팡이 핀 메주만 남았다.
곰팡이를 속속들이 제거 하느라 이틀이나 걸렸다.
올겨울 가장 추운 요즘, 마당에 서서 하니 온 몸이 녹작지근했다.
2월 6일 담근 햇장 메주
************
작년 2월에 두 말이나 장 담궜다.
늦어도 5월에 장가르기 해야할 것을 여행 준비와 정원 일로 놓쳤다.
한달 여간 여행 후, 7월 초에 귀국하니 무더워 장가르기에 적합하지 않아 가을로 넘겼고..
그후엔 연일 대나무 베기와 가드닝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것이다.
된장독을 볼 때마다 '저걸 어떻게 해야할 텐데...'
더 지나선 독 뚜껑을 열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독 속의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까 마주하기 겁이 났던 것.
고민고민하다가 드뎌 칼을 빼들었다.
방앗간 쥔장에겢물어보고, 유튜버를 참고했다.
새로 장을 담궈서 장 가르기할 때 섞으라는 조언에 메주 1말 주문했다.
미심쩍어 메주 판매처엧물어고니 섞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서 그말을 따랐다.
졸지에 서 말의 된자미 되겠다. 된장 부자다
오래 묵은 된장일수록 좋다니 스스로를 위로하는 수밖에.
재작년에 담근 돌덩이처럼 딱딱한 된장과 합쳐 된장 살리기 도전~~
2키로 반의 콩을 삶아 으깬 것과 콩물 그리고 메주가루를 넣어 다시 된장을 만들었다.
만만찮은 작업이었다.
돌덩이 같이 된 것들을 으깨는 것도 힘들었지만 적당량을 몰라 두 번에 걸쳐 콩을 삶고 으깨고..
너무 되직하여 다시 콩물 만들어 붓고.. 고되었으라 마무리 하고 나니 뿌듯했다.
김장은 1년 농사지만 이번 된장 담그기는 3년 농사는 될 듯하다.
이른 아침부터 바지런을 떨었지만 시간에 쫓겨 엄마 당번 기차 시간을 바꾸어야 했다.
큰일 무사히 해낼 수 있는 내 건강에 고맙다.
장이 잘 익어가길 바래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된장이나 간장은 시집이나 친정에서 가져다 먹는 것인 줄 알았다.
이젠 내가 손수 담아 두 어른과 아들 딸들에게 준다
이렇게 세월에 익어가나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