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 윤씨 언니네 과수원 가는 길입니다.
말이 과수원이지 2년 전 아저씨 돌아가신 후 과수 농사는 접었습니다.
생전의 알콜리즘 아저씨를 대신한 홀로 농사와 적과를 하다가 떨어져 다친 다리는
더이상 농사는 무리였겠지요.
맏아들과 과수원 한 자락에 푸성귀를 일구어 인근 시장 난전에서 가용을 마련하는 정도였죠.
더이상 버틸 수 없어 며칠 전 두 다리 관절 수술을 했습니다.
경과가 좋다니 참 다행입니다.
지체 장애인 맏아들을 홀로 남겨둘 수 없어 수술을 자꾸 미루었다는 말에 버거운
그니의 삶을 짐작만 할 뿐이죠.
위로 전화를 드렸더니고마운 인사를 여러 번 하셨습니다.
겨울이기도 하거니와 과수원 출입이 예전만 같지 않으니 인적 드문 길은 무릎까지
낙엽이 올라왔습니다.
1월18일 겨울 해거름, 낙엽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습니다.
일주일 째 동화 습작으로 한계를 절감했던 머리를 헹구었습니다.
습작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마당을 건너 곰스크로 올라갑니다.
마당과 건너편 돌골 스퀘어를 바라보면 다음 문장이 떠오르면 다시 들어와 앉습니다.
창의력이 부족함을 절감하며 절망으로 쓰고 희망으로 고친다던 한승원 작가의
말을 떠올립니다. 다시 컴 앞에 앉을 힘이 생깁니다.
올리바 창에 걸린 돌골 해넘이도 무드 있는데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