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4일 토요일, 엄마 케어 당번이라 토욜 오후 1시경 친정에 왔습니다.
10시 30분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그의 숯불 바베큐가 덜 끝나 11시15분에야
출발했어요.
그는주문한 참숯 택배가 되지 않았다며 오전 9시 마트 오픈 시간에 맞춰 숯을,
전날 제가 부탁했던 볶음용 멸치를 까먹어 사러 가야해서 더 늦었습니다
동생들과 나눈다며 무려 6개나 되는 통오겹 바베큐는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린 듯요.
두 분 어머님을 위한 9일 묵주기도 시작 날이라 새벽에 기도 후 성경 읽기 마치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충만되었습니다.
그가 바베큐를 하는 동안 새로 산 충전가위 시험삼아 돌골 스퀘어에 시눗대 베러 갔습니다.
말이 시험이지 시간이 될 때까지 벨 거라는 제 예측은 맞았습니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ㅎㅎ
아름다운 뒷 정원 돌골 스퀘어를 그리며 짧은 시간이지만 거뿐하게 땀 흘렸습니다.
쫓아내려와 멸치 견과류 볶음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다닥 했습니다.
시집, 친정, 돌골..3묶음로 나눴구요.
배추 너댓 포기 뽑아서 대구로 휘리릭~~
엄마와 이틀간 보내는 중에 어젠 시집에 가서 어머님을 위해 북어국 끓이랴
명란 계란찜 하랴...너무 피곤하여 낮잠 한 숨 자고 나서 많은 일을 했네요.
다시 바삐 친정에 와서 엄마와 저녁을 먹었어요.
전날 해둔 대구탕을 뒤로하고 시집에서 가져온 북어국을 드렸더니 맛있게 드십니다.
배추전까지 구워 막걸리 한 잔으로 피로를 위로했구요.
오늘은 영대병원 엄마 진료일이라 오늘 아침부터 분주했습니다.
'영대병원 본관'은 마지막 아버지 모습이 아른거리는 마음 아픈 곳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어하셔서 휠체어에 모시고 진료를 기다리니 참지 못하시고 바닥에 주저앉으시던
모습, 며칠 수에 119 구급차로 응급실 앞에서 기다린 일,
겨우 침상을 차지하고 복수를 빼며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까지...
이제 엄마 진료로 들러 감회에 젖었습니다.
인간이라면 생로병사를 피하갈 수는 없겠지만 존엄한 죽음의 권리는 지켜지면 좋겠어요.
맘대로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불가항력적이겠죠.
북튜버 힐링필드의 새로둔 동영상, 김훈의 <허송세월> 한 챕터를 들으며
새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집니다.
김훈 식이라면 죽음을 일상의 부분으로 생각하고 언젠가는 닥칠 죽음을 맞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직은 애써 외면하고 싶습니다.
그대 생각은 어떤지요?
마르크스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죽음에 관한 어록을 옮깁니다.
'인간이 사는 것은 한 순간이며 육신의 모든 것도 강처럼 흘러가고
혼의 모든 것은 꿈이요, 연기다.
삶은 전쟁이자, 나그네의 체류이며 사후의 명성은 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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