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4.12.30.(월) 뒤란 저녁 풍경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5-01-02 00:05
조회수: 142 / 추천수: 66
'돌골 스퀘어' 대나무 베기도 막바지다.
한 해 마지막 날까지 일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달려왔다.
돌골 가드닝으로...
내 손길 따라 달라지는 풍경에 유혹되어 그리 되었다.
12월 30일, 늘 그렇듯 태양광이 들어올 때쯤 지쳐 비칠거리며 내려왔다.
옆집 김총각네 굴뚝에 피어오르는 저녁 연기와 어스름에 가르마 같이 뽀오얀 길이
발목을 잡는다.
마침 폰이 있어 몇 컷 담고 서편 곰스크에 올라 노오란 불빛 새어나오는 집을 담았다.
중학교 때 겨울 방학 종업식(대개 12월 24일) 마치자말자 고향 말뫼(말미)로 곧장 달려가면
할머니께선 동지 팥죽을 내오셨다.
빛바랜 툇마루에 앉아 동치미와 먹었던 팥죽맛을 잊을 수 없다.
어느 해엔 새알 대신에 불어터진 국수 가닥이 엉켜있었다.
올이 굵은 털실 타래처럼.. 흉년이 든 해였을 것이다.
정짓간 앞 설겆이 구정물통의 물을 길어 쇠죽간 닷말 솥에 붓고
요강 부셔 대청마루에 두면 내 일은 끝이었다.
두터운 할머니 낡은 쉐타나 할머니 누비치마에 역시 할머니 검정색 털신을 신고
고샅길로 밤마실 갔다.
때론 밤길 십리 걸어 옆마을로 가거나
스무살 겨울엔 거룻배 저어 강 건너 마을까지 간 적도 있었다.
그해 겨울 추억을 끝으로 더이상 고향 밤마실은 없었다.
골목마다 윗동무, 아랫동무라 부르던 또래거나 서너 살 위인 언니 오빠들로 넘쳐났다.
방이 귀해 따뜻한 구둘목을 차지해서 놀 순 없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밤마실 가신 날은 우리집 큰방이나 작은방에서 놀 수 있었다.
골목에서 휘파람으로 사인을 보내던 머슴애들과 같이 어울려 손목 때리기나
라면내기 민화투를 쳤다.
중 2때 전기가 들어왔으니 그전엔 호롱불에 머리카락 숱하게 그슬렸다.
노린내가 방안 가득하던...
수묵화 같은 고향 풍경을 데려온 굴뚝 연기를,
호롱불이 아닌, 노오란 불빛 환한 미국식 격자 창문이지만 참 따사롭다.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Pink Martini(핑크 마르티니)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갑니다. 이젠 사는 속도를 좀 늦춰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초원으로 가서 머리를 식히면서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룹 핑크 마르티니(Pink Martini)가 2009년 발매한 4집 앨범 타이틀 곡으로 마음의 평화를 주는 곡...!!!
12명으로 구성된 핑크 마르티니(Pink Martini)는 팝, 재즈, 삼바, 클래식, 샹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는 매력적인 그룹입니다. 1994년 하버드대 출신의 피아니스트 토마스 로더데일과 차이나 포브스가 결성한 음악밴드 그룹입니다. 특히 밴드그룹의 매력은 보컬을 맡고 있는 차이나 포브스(China Forbes)의 독특한 음색에 있어요. 여성 보컬이면서 약간 중성적인 목소리가 매력 포인트입니다./용재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