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대나무를 네개씩 옮겨 쌓는 나를 본 그는 깜짝 놀랍니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며...어떻게 일을 그렇게 잘 하냐며....
팔로 끌기보다 옆구리에 끼고 끌면 힘이 반밖에 들지 않죠.
요령이더군요.
사진만 봐도 아우라가 장난이 아닙니다. 무서운 교관? ㅎㅎㅎ
암만 생각해도 저는 베어낸 대나무 쌓기 선수입니다.
그가 베어 잘라놓으면 옮겨가 쌓는 일이 제 미션입니다.
거든다고 쌓는다는 게 일을 더 만드는 판국이라 그만두라고 했어요. ㅎㅎ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자고...
'직saw(충전톱')로 두부 자르듯(아무리 굵은 대라도 슴벅슴벅 잘려나갑니다) 자르는 거
보면 대단해 보입니다.
저는 진동에 같이 흔들려 일반 톱보다 더 어렵던데 그는 숙련공입니다.
베고 쌓고 단순 반복이지만 쌓는 일은 머리를 제법 써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요.
시골에서 자란 유전자가 저도 모르게 작동이 되는 듯 합니다.
"참! 일 잘한다. 벌목공 출신인가?"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저를 보며 남편이 한 말입니다.
그는 도시 태생이라 일 머리 트는 데는 저보다 하수입니다.^^
첫문장이 다음 문장을 데려오죠.
처음 그의 반대를 무릅쓰고(사실 저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시눗대를 죄다 벤 것이
'돌골 스퀘어'의 노둣돌이 되었습니다.
매일 힘 닿는데까지 베어내면 또 욕심이 생기더군요.
"저것만 베면 아름드리 저 소나무들이 드러날 텐데.."
반대하던 그도 이젠 암말 없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아니 오히려 더 팔을 걷어부칠 때도 있어요.
그 결과 운동장만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천정만 있는 오두막을 짓고 내년에 벚나무 3그루를 심을 예정입니다.
대나무 우거진 자리에 꽃나무가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멋질 듯요.
남은 대나무는 병풍같이 늘어서 소나무를 돋보이게 합니다.
잠깐 비스켓 먹는 시간 외에 무려 4시간 일에 매달렸습니다.
잡념이 끼어들 틈이 전혀 없이 한 가지 일에만 몰입할 수 있어 정신력을 위한
육체적 단련입니다. 일석이조~
밧데리 4개를 다 쓸동안 일을 했으니 지칠만도 합니다.
내려와서 김장김치 김치찌게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시니 보약이 따로 없습니다.
Adios Amigo(아디오스 아미고)💜Jim Reeves(짐 리브스)
2024년를 마무리하는 곡은 Jim Reeves(짐 리브스)가 1964년 발표한
Adios Amigo(아디오스 아미고)입니다.
스페인어로 '잘가게, 친구여'라는 뜻으로 지금은 헤어지지만 먼훗날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는 바램도 있는 곡입니다. /용재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