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영하권이더니 동치미 독에 살얼음이 끼었다.
두 독인데 하나는 스무날이 지났다.
완전히 익지는 않았지만 먹을만 했다.
동탄의 둘째 네에 보낼 량으로 먼저 담은 것을 반 독 정도 옮겨 담았다.
며칠만 실온에 두면 제법 맛이 날 것이다.
어제 밤에 영국의 딸이 손주 아론이와 무사히 도착했다.
12시간 긴 비행에 아론이는 계속 잤다니 참 다행이다.
성탄 미사 때 간절히 기도한 덕분인가? ㅎㅎ
작년에 영국으로 돌아갈 때 아이가 칭어대며 힘들었다는 딸을 생각하니
무사히 올 수 있음에 새삼 감사했다.
공항에 내리자 아빠 보고 싶다고 했다는 아론이...
어미 마음이 좀 짠했을 것 같다.
큰딸은 이번 만큼 한국행 짐 싸는 게 힘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가족'이라는 연대감이 생겨 그럴 것이다.
아이가 부부의 끈을 이어준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딩크'를 고집하는 둘째에게 한두 번 출산을 권했지만 더는 않는다.
각자의 삶이니 알아서들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밖에...
아론이가 즐겨 먹는다는 동치미...
맛있게 먹어주었으면 좋겠다.
겨울밤, 밤마실에서 돌아오신 할머니는 헛간의 배불뚝이 독에서 동치미 무를 꺼내셨다.
닳은 양은 양푼에 그득 담아오셔서 호롱불 아래에서 부엌칼로 슥슥 잘라 먹었다.
그땐 소금과 물만 부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여러 가지 소를 넣어 맛내기를 한다.
갖은 재료에도 그때만큼 깊은 맛이 나지 않는 것은 정서가 달라서인가?
어제 저녁에 동치미 배추쌈으로 삼겹살을 먹으니 꿀맛이었다.
다 숙성되지 않아도 국물맛이 제법 시원하고 배추가 아삭하여 맛났다.
겨울이 깊어간다.
Going Home(고향으로 가려네)💜Sissel Kyrkjebø(시셀슈샤바)
천상의 목소리 시셀 슈샤바가 들려주는 "Going Home"
드보르작 '신세계교향곡' 2악장 라르고에 곡을 붙여 부른 노래랍니다.
Dvorak : Symphony No.9 "From the New World" in E minor, Op.95 - 2. Lar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