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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션! 친정 화단 꾸미기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1-04-19 10:41
조회수: 343 / 추천수: 30














아버지, 조금만 더 웃으셔요!







4월 17일 토요일, 11시경 친정에 들러 호미를 들었다.
초봄에 샤프란, 말발도리, 무스카리, 라임라이트(나무 수숙), 남천, 원추리, 노랑붓꽃 등을
심어드린 후 남편 혼자 가서 두어 번 더 심어드렸으니 네번째 작업이다.
우리 집의 능소화, 불두화 새끼 친 것은 사름을 잘 했다.
불두화는 꽃망울을 맺고 있어 감동~
역쉬 나무 심는 것은 그의 몫이다.
힘이 약해서인지 내가 심은 나무는 몇 그루 실패했는데..

이번에 심은 것은 벌개미취, 톱풀, 마가렛, 바위취 등이다.
고목 석류나무를 베어내고 나니 생각보다 꽤 넓어 채워야할 초화류가 많다.
담장 쪽 반그늘 화단 아래엔 바위취를 꽤 많이 심었다.
마가렛 소복하게 심고 돌 몇 개 두니 한결 운치 있다.

노랑붓꽃, 톱풀, 샤프란, 무스카리, 담장 화단 빈 곳엔 백합과 청화쑥부쟁이를 가득
심으면 풍성하겠다.
라일락 둥치 지형물엔 으아리 넝쿨을 올리고 석류밑둥 빈 곳엔 그것을 살릴만한
것을 생각해보고  심어야겠다.

엄마가 심으신 루피런스 네 포기에 꽃망울이 싱그럽게 맺혀있다.
아버지께선 현풍 오일장에서 작약을 사서 화분에 심어두시고
후쿠시아, 꽃기린초, 부겐베리아도 심어놓으셨다

꽃을 가까기 하시더니 두 분의 표정이 훨씬 밝아졌다.
예전엔 카메라 앞에서 아무리 웃으시라고 해도 억지 웃음이 딱딱했는데
울 엄만 미소천사가 되었다.
"아침에 노랑마가렛이 방긋 웃는 모습이 그렇게 예쁘다.
저 흰나비가 하루에 꼭꼭 두 번씩 날아온다."
활짝 웃으시며 말씀하는 엄마 모습에 소녀같다.
울 엄만 꽃을 좋아히지 않는 줄 알았다.

"야야, 하루에 꽃 앞에 몇 번씩이나 서있다. 너거 엄마하고도 같이 본다."
아버지 목소리에 생기가 묻어난다.
요즘 부쩍 외롭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 아버지... 봄꽃이 위로가 되길 바래본다.

그간 애썼다면 점심은 아버지께서 쏘시겠다길래 부라보~
인근 솔밭골 식당에서 쇠고기 숯불구이로 장서간에 소주 두 병을 거뜬히 비웠다.
낮술을 세게 마시고도 끄덕없는 울 아버지... 아직 건강하셔서 안심된다.
엄마와 난 육식 체질이 아니라 몇 점 먹고 냉면을 먹었다.

자주 투닥거리시는 두 분, 그는 다툼도 꽃 앞에서라면 괜찮을 거라며 웃는다.
그가 석류나무를 베어냈고 그가 화단 만들기를 제안했다.
두 분께서 꽃 얘기에 웃음지으며 고맙다고 하신다.
꽃 얘기 하시며 활짝 웃는 엄마의 생기있는 목소리,
아직 좀 더 자연스러워져야겠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아버지의 미소...
둘이 큰 효도했다고 서로 토닥인다.

엄마와 거의 매일 하는 안부 전화는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화단의 꽃 안부로
풍성해졌다.
친정 화단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한 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세자매 단톡방에 사진들을 올리니 밀란의 막내는 부모님 모습 뵐 수 있어 행복하다하면서
가슴이 울컥햇다고...
밀란의 우리 둘째도 외할머니와 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울컥했단다.
나날이 연로해시는 부모님, 건강할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뵈야겠다.
부쩍 외롭다며 마치 고장난 테이프처럼 같은 얘길 반복하시는 아버지..
속으로 또 넋두리 시작이라고 시큰둥해했다.
나 또한 아버지처럼 늙어갈 것인데... 한 치 앞을 모르는 나를 반성한다.
나날이 푸르러가는 봄날 아침에.

더 예쁜 꽃을 심어드리고 환하게 웃으시는 부모님과 더 자주 사진 담아드려야겠다.



모정의 세월/한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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