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그많은 대나무를 베어내었다.
그가 엔진톱으로 베어내면 옮겨서 쌓는 것은 내몫이다.
평소엔 다투었지만 대나무 작업에서 우린 손발이 척척 맞았다.
"우리 부부 도박단으로 데뷔하면 어떨까?"
"왜 하필 도박단이야?"
"예전에 봤던 코믹 영화에서 부부 도박단이 아주 멋있었거던'"
벤치에 앉아 돌골 마당을 보면 참 평화롭다!
나의 또다른 퀘렌시아에 앉아 염천 더위에 쏟아낸 우리들의 땀을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값지다. 더없이 평화로운 곳!
마당에서 바라본 풍경..
대숲은 어데로? 과연 우라가 해냈단 말이지? 이 대단한 일을!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3 군데나 높다랗게 쌓인 대나무 햊데해서 일일이 밑으로 던지고, 한쪽 구석으로 옮기고..
그건 그런대로 해낼 수 있었지만 댓잎 쌓인 건 갈켜로 긁어내고, 손수레로 옮기는
것은 오롯한 내 몫이었다.
지뢰처럼 곳곳에 산적해있는 대나무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질 뻔한 위험천만의
순간은 얼마나 많았는지..등산화로 바꿔 신고 작업했다.
고무장화론는ㅈ바닥이 앏아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대나무 베어내니 훤한 둔덕이 입체적이다.
대숲에서 숨죽이고 있던 관목들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진다.
이 풍경을 염두에 두었기에 힘듦을 견딜 수 있었다.
구월입니다.
해마다 9월 첫날이면 '구월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던 것 같아요.^^
무지막지 더위도 며칠 전부터 아침 저녁은 한결 시원합니다.
처서 지나고도 내리 덥길래 역대금이라며 혀를 끌끌 차곤 했는데...
절기는 못 속인다는 말이 맞습니다.
그는 어제 대구에 어머님 케어로 갔습니다.
빈 자리가 크게 느껴 지네요.^6^
날이 더워 새벽 미사 가려고 했는데 일어나니 6시가 넘어 생각을 바꿨습니다.
차가 없어 걸어 가야 해서 오후 4시 미사 가기로 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론 바람이 선들하지만 낮엔 등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한 햇빛입니다.
어제 나눔 받은 왕여뀌 침목 계단 오른쪽에 심었던 것을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위풍당당한 게 여간 멋있지 않네요.
검색 해보니 왕여뀌가 아닌 털여뀌였습니다.
1~~2미터까지 키가 자란다네요.
철규 샘이 워낙 깊이 떠기도 했지만 깊게 판 구덩이 가득 물을 채워 심었습니다.
노심초사 했는데 별로 시들지 않은 걸 보니 무사할 것 같아요.
풍선 덩굴은 창고 뒷쪽에, 부용과 사파이어 세이지는 아까씨 나무 밑에 심었습니다.
멜란포디움은 은목서 화단에 구덩이 가득 물을 채워 심었습니다.
나름 밑그림을 그려 자리 잡았는데 제대로 자라주면 아주 멋있을 것 같아요.
창고 주변은 우범지역 1호였는데 꽃밭 속 창고가 될 듯요.
상상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런 재미로 무더위에 아랑곳 않고 땀 흘리겠지요.
'걸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미사 마치고 마트에 들러 캔맥주 2개, 타임 세일하는 한우 3팩, 오른 팔목에 붙일 파스
사서 사량지 둘레길로 걸어 왔습니다.
가톨릭 성가들으며 묵상하며 걸으니 영성 충만한 듯요...
혼자였지만 행복한 주일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