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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종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3-04-21 11:46
조회수: 130 / 추천수: 38


요즘 꼬리뼈 부근의 허리가 자주 불편합니다.
곰곰 생각해보니 1년 정도 된 것 같아 그저께는 만사 제쳐놓고 병원에 갔습니다.
엑스레이 결과 뼈가 조금씩 돌출 된 게  보였습니다.
의사는 노화 현상이기도 하지만 허리 숙여 일하는 것을 줄이라고 하며 일주일치 약을
처방했습니다.
디스크로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면서...

시작하면 서너 시간은 기본으로 무지막지하게  일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많아도 2시간은 넘기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했습니다.
입주한 지 올 8월이면 만 19입니다.
그간 쉼없이 흙을 만지며 몰입했으니 주위 사람들 걱정은 당연했습니다.
내가 견딜 수 있을만큼 한다고 했지만 무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노동의 댓가로 기쁨이 넘치니 매달렸겠지요..
오롯이 몰입할 수 있는 행복도 컸구요.

연일 흙을 일구어  씨앗 파종을 합니다.
미니 로터리 기계로 그가 척박한 땅을 일구어 놓으면 몇 두락을 만들어 씨앗을 뿌리는
것은 제 몫입니다.
어제도 7시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흙을 만졌습니다.
골을 타고 물을 뿌려 여러 씨앗을 뿌렸습니다.
적상추, 청경채, 얼갈이 배추, 바질 등...
지난 번에 뿌린 것은 푸른 깨알처럼 소복소복 올라와서 탄성을 질렀습니다.
쑥갓, 루꼴라, 겨자채 등.... 다 기억이 나지 않네요.

'땅을 일구는 행위는 푸성귀나 열매를 얻기 위해서라지만, 그 푸른 목숨들이
자라는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
시간이 지나간 자리마다 늘 새로운 이야기가 남겨져 있다.
그것은 아마도 흙이 풍부한 말의 지층을 품고 있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좋아하는 시인  나희덕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푸른 생명들과의 대화는 그 어떤 대화보다 충만된 언어로 가득합니다.

푸른 생명들이 깨어날 때를 기다리며 매일 아침 저녁 뒤란에 오르내리는 시간은
기쁨으로 설렙니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일할 시간을 정해놓았으니 그때 오를 예정입니다.
엄청나게 많이 올라온 아마란스 어린 포기들을 몇 삽 떠놓고 다 갈았는데
그것들을 가장자리에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댑사리 어린 포기들과 함께...
아마 2시간으론 모자랄 듯 싶지만 시간이 되면 호미자루 던지고 내려오려구요.
아 참... 오늘 7시에 흑백 필름 수업이 있으니 1시간 당겨야겠군요.

그대, 행복한 금욜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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