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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1 김장 이야기
이름: 서정애


등록일: 2021-12-06 11:06
조회수: 109 / 추천수: 15





우리 집 배추 45포기(일반 배추 30 포기 남짓), 괴산 유기농 배추 10포기, 마트 배추 6포기... 얼추 50 포기 정도를 버무렸다.
장정인 아들이 큰 힘이 되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을 듯.



언제 셀카를..



굴로 갓버무린 김장김치와 뜨끈뜨끈한 수육과 지평 막걸리의 환상 궁합! 캬~ 술이 달다!





일요일 저녁에 김장을 마무리하고 정리한 호젓한 다실에서 칭따오 퓨어 드래프트(생맥),
2차는 올 여름 둘째가 공수해온 글렌피딕... 혼술하며 옛사랑을 추억하다.
일발 장전한 음악 들으며 멜랑꼴리한 로맨틱 분위기에 젖다....^^



지난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 김장은 일요일 저녁에 마무리 했다.
2박 3일간의 고된 여정이었다.

금요일

2시에 귀가하자말자 뒤란에 올라 배추 뽑아 반으로 갈라 손질했다.
47포기를 일일이 칼로 쪼개고 겉잎 손질하는 일도 여간내기가 아니었다.
배추 크기가 일반 배추보다 작고 알이 덜 차긴 했지만 포기 수가 많으니 시간이 제법 걸렸다.
마침 막내가 있어 옮겨다 주어 큰 힘 덜었다.

옮겨온 배추는 깨끗이 소독한 욕조에 소금물 만들어 절였다.
욕조가 넘쳐날 정도의 양이다.
소금물에 담근 것은 몸을 굽혀 일일이 소금을 치자니 허리가 아프다.
절일 동안 김장 양념 만들기 시작~
그가 몇 번 시장 오가며 사온 재료, 며칠 전부터 내가 준비한 여러 젓갈과 대봉감 홍시로 두 다라이를 만들었다.
몇 번 간보며 맞추길 반복... 맞춤한 맛이 나올 때까지 수도 없이 저으며 버무려 숙성시켰다.

레시피에는 8시간(4시간 후에 뒤집어 주기) 절이라고 했지만 포기가 작아서인지
3시간 남짓지나니 알맞게 절여졌다.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
그와 둘이서 배추로 발 디딜 틈 없는 화장실에서 씻고 헹구고 샤워기로 다시 헹구며
몰입했다.
마치고 나니 11시 훨씬 넘었다. 에고 허리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무 채썰기, 쪽파와 홍갓 씻기, 건 청각 불려 씻기 등등 준비하여 11시 30분부터 버무리기 시작했다.
인성이네 스탠드를 빌려와 마루에서 아들과 함께 했다.
그는 계속 잔심부름(?), 자연드림에도 마트에도 굴이 없어 죽도시작까지 오갔다.
덕분에 버무리지 않았으니 훨씬 편했을 수도...ㅎㅎ
예정보다 늦게 오길래 아들과 "아빠, 어데서 땡땡이 치는 거 아닐까요?"
농담하며 실실 웃었다.
우리 가족은 아빠 놀려먹기 선수들이다. ㅎㅎ
아들이 버무려주면 김치소는 내가 넣어 마무리했다.
첨엔 감을 잡지 못하더니 숙달 되어 속도가 붙어 내 손이 더 바빠졌다.
2시 30분에 겨우 마치고 굴로 버무린 김치와 수육에 지평 막걸리 한 잔~
저절로 '에구구' 소리가 나온다. 키가 큰 아들은 허리가 더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두 다리를 옆으로 좌악 벌리고 했구나.
태어나서 처음 해봤을 김장 버무리기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김치 한 조각의 귀함을 알겠다고 한다.
"외할머니께선 이렇게 힘든 김장을 내색 않고 30여년간 해주셨단다."
딸 출가 시키고 한 해도 걸르지 않고 30여년간 김장을 해주신 엄마 생각에 뭉클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자식 셋(한 명은 밀란에..)에게 모두 보내자니 엄청난 양이었을 것이다.
겨우 내 먹을 것만 하는데도 허리가 빠지는 것 같은데...
저녁답에 피곤한데다 술기운이 돌아 누웠으나 토옹 잠이 오질 않아 뒤척이다 일어나 책을 들었다.
올해 무 농사가 대풍(?)이라 섞박지도 3통 담고 큼직하게 썰어 사이사이에 넣었다.
익으면 시원할 것이다.
양념이 맛있게 되어 김치가 감칠맛 났다.

일요일

부자간은 아침 나절에 김장 가지고 대구로, 나는 미사 다녀와서 오후 1시경부터
김장 뒷설거지를 했다.
점심 먹는다고 잠깐 앉은 것 외엔 저녁 6시가 넘도록 분주히 움직였다.
매실청 뜨기, 김장 양념으로 무말랭이 무치기, 냉동고와 바깥 김치 냉장고 정리,
다실과 주방 정리로 바장였다.
백김치 담글 중간 크기 장독과 무말랭이 넣을 작은 단지 씻고 소독하기 등...
잘 정돈된 다실에 칭따오와 토스트를 두었으나 '이것만 끝내고...'미루었다.

에공~ 먼 기질인지 일 시작했다하면 끝장을 보는 성미니 몸이 노상 고달프다.
노동 후의 달콤한 휴식이 꿀맛이다.
맥주 두 캔과 양주 석 잔 혼술로 초겨울밤 정취에 젖다.
즐겨 듣는 음악으로 무드 만발...^^



Gone, Gone, Gone (2012)/ Phillip Phil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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